영화 개요 - 역사의 한 페이지를 영화로 되살리다
개봉: 2019년 2월
감독: 조민호
주연: 고아성(유관순), 김새벽, 김예은, 정하담, 류경수
시대 배경: 1919년 3·1운동 직후 ~ 1920년대 초
장르: 역사 / 휴먼 / 실화
〈항거〉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유관순 열사”의 이야기를 ‘기념비적인 영웅’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간으로 그려냅니다. 즉, 영화는 감동보다 진실을, 영웅보다 인간 유관순을 보여줍니다. 그녀가 감옥 안에서 어떻게 버텼고, 어떻게 사람들에게 다시 “대한독립만세”의 불씨를 옮겼는지를 세밀하게 다루죠.
| 영화 항거 |
줄거리 - 감옥 속에서도 계속된 독립의 외침
1919년 3월 1일, 조선 전역을 뒤흔든 3·1운동. 그 중심에는 불과 17세의 여학생 유관순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천안 아우내 장터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시위를 주도하다 체포되어 서대문형무소 여옥사 8호 감방에 수감됩니다.
영화는 바로 그 ‘감옥 안’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처절한 고문, 식민지 여성을 향한 모욕, 그리고 그럼에도 꺾이지 않는 신념. 유관순은 동료 수감자들과 함께 “옥중 만세운동”을 계획하고, 또 다시 외칩니다. “나라를 빼앗겨도, 목숨을 빼앗겨도, 우리는 대한의 사람입니다!” 그녀는 끝내 고문 후유증으로 18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지만, 그의 의지는 감방을 넘어 조선 전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 옥중 만세 장면 |
역사 속 유관순 - ‘열사’가 아닌, ‘살아 있는 사람’
실제 유관순(1902~1920)은 충청남도 천안 출신으로, 이화학당 재학 중 3·1운동에 참여했습니다. 그녀는 시위 당시 체포되어 1년형을 선고받았지만, 감옥에서도 독립 만세를 외쳤다는 이유로 형량이 3년으로 늘어났습니다.
| 3.1운동의 유관순 |
서대문형무소 8호실은 유관순을 비롯해, 수많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하루 20명 이상이 좁은 공간에 갇혀 있던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안에서조차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였습니다. 1920년, 유관순은 고문 후유증으로 순국. 그녀의 시신은 가족에게조차 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이름은 지금까지도 대한민국 독립의 상징으로 남아 있습니다.
영화의 시선 - ‘역사 교과서’가 아닌 ‘인간 다큐멘터리’
〈항거〉는 ‘영웅 만들기’ 대신 ‘인간의 내면’에 집중합니다.
고아성의 연기: 울부짖거나 극적인 연출보다, 절제된 표정과 떨리는 목소리로 유관순의 단단한 내면을 표현했습니다. 감옥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눈빛은 관객에게 오히려 더 큰 울림을 줍니다.
| 옥중 유관순 모습(고아성 분) |
카메라 연출: 좁은 감방, 어두운 빛, 습한 공기. 감독은 화면 자체를 통해 ‘숨 막히는 현실’을 시각화합니다. 그리고 간간히 비치는 하늘빛은 ‘자유의 상징’이죠.
대사와 침묵의 균형: 영화는 소리보다 침묵으로 말을 겁니다. 고문 후 아무 말도 못 하는 장면, 그러나 눈빛 하나로 ‘독립’을 외치는 그 순간, 그것이 바로 이 영화의 언어입니다.
역사적 맥락 - 3·1운동 이후, 감옥 안의 또 다른 독립운동
1919년 3·1운동은 전국적으로 200만 명 이상이 참여한 비폭력 저항운동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여파로 7,000명 이상이 사망, 45,000여 명이 체포되었죠. 그중 많은 여성들이 서대문형무소 여옥사로 끌려갔습니다. 이들은 나라를 위해 싸웠다는 이유로 고문과 강제노동, 기아에 시달렸지만, 그 속에서도 ‘옥중 만세운동’이 계속되었습니다.
유관순은 그 중심이었습니다. 그녀는 고통 속에서도 “나라를 잃은 슬픔보다, 포기한 부끄러움이 더 크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은 지금도 독립운동의 정신을 상징합니다.
| 영화 스틸컷 |
상징적 장면 분석 - 감옥의 하늘, 그리고 자유
“감옥 천장의 틈새로 비치는 빛” 감옥의 어둠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이 들어옵니다. 그 빛은 희망, 그리고 조국의 상징입니다. 유관순은 그 빛을 바라보며 말하죠. “저 하늘은 아직 우리 거야.” 옥중 만세의 순간, 모든 수감자들이 일어나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장면은 영화의 클라이맥스입니다. 그 장면에서 카메라는 인물보다 ‘목소리’에 집중합니다. 이것은 ‘하나의 영웅이 아닌, 수많은 이름 없는 영웅들’의 목소리입니다.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 - 진짜 용기는 두려움을 안고 외치는 것
〈항거〉는 ‘강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두려움 속에서도 침묵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유관순은 두려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쳤습니다. “대한독립만세!” 그 한마디가 나라를 뒤흔들었습니다. 진정한 용기는 공포의 부재가 아니라, 공포를 견디는 힘이었죠.
| 태극기를 만드는 유관순 |
지금 우리에게 주는 의미 - 자유의 진짜 값
영화는 100년 전의 이야기를 하면서, 결국 지금의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자유는 누가 지켜주는가?” “우리는 과연, 그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있는가?” 유관순의 나이는 겨우 18세였습니다. 오늘날의 고등학생 나이죠. 그 나이에 목숨을 걸고 나라를 외친 사람. 그의 용기를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항거〉는 그 기억을 되살리는 영화입니다.
| 영화 항거, 감독과 배우들 |
| 고아성의 편지 |
평론적 해석 - ‘조용한 울림의 영화’
다른 독립운동 영화들이 대규모 서사와 전투를 다루는 반면, 〈항거〉는 내면의 혁명을 다룹니다. 이 영화는 소리 지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침묵 속의 눈물은 훨씬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맺음말 - 유관순, 그 이름의 빛
유관순은 단순한 ‘역사적 인물’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있는 정신입니다. 그녀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에게 ‘깨어 있는 시민의 시작’을 의미했습니다. 하늘을 향해 외치던 그녀의 목소리는 오늘도 이렇게 들려옵니다. “나라가 있어야 내가 있고, 내가 살아야 나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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