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과 역사]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6번(K.545)으로 배우는 고전 음악 이야기

클래식을 잘 모르는 분이라도 살면서 한 번쯤은 꼭 들어봤을 작곡가, 바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입니다. 하이든, 베토벤과 함께 이른바 '빈 악파'로 불리는 고전주의 음악의 거장이죠. 우리가 흔히 쓰는 '클래식'이라는 말은 사실 이 시대의 음악 사조에서 유래한 표현인데요. 원래는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초반까지 오스트리아 빈을 중심으로 피어난 음악 스타일을 뜻합니다. 재미있는 건 이 '클래식'이라는 단어를 음악에 처음 붙인 사람이 '아마데우스 벤트라'라는 인물이라는 점이에요. 독일 바이마르의 고전주의 문학에서 쓰이던 용어를 음악계로 가져온 것이죠. 오늘은 이 고전 음악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모차르트의 대표작, 피아노 소나타 16번(K.545)에 담긴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가볍게 풀어볼까 합니다. 

볼프강-아마데우스-모차르트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모차르트 작품 뒤에 붙는 'K(쾨헬번호)'의 비밀 

모차르트의 음악을 찾다 보면 제목 뒤에 'K.545' 같은 정체 모를 알파벳과 숫자가 붙어 있는 걸 보셨을 겁니다. 여기서 대문자 K는 '쾨헬번호(Köchel-Verzeichnis)'를 뜻합니다.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난 뒤, 그가 남긴 수많은 천재적인 곡들을 정리하기 위해 후대의 제자들과 음악학자들이 정말 애를 많이 먹었다고 해요. 워낙 곡이 많다 보니 뒤죽박죽 섞여 있었기 때문이죠. 이때 '루드비히 폰 쾨헬'이라는 인물이 나타나 모차르트의 모든 작품을 연대순으로 차근차근 나열해 번호를 매겼는데, 그의 이름 앞 글자를 따서 'K'가 붙게 된 것입니다. 

참고로 쾨헬번호 100번 이하의 초기 곡들은 완벽하게 정확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천재 모차르트가 고작 4~5세 때부터 작곡을 시작하다 보니, 본인조차 그 수많은 곡을 정확히 언제 썼는지 다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귀여운 비하인드가 있답니다. 



1악장과 2악장의 절묘한 화성 관계 

소나타 16번(K.545)은 모차르트가 후기에 작곡한 총 19곡의 피아노 소나타 중 하나입니다. 이 중 2악장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데요. 수많은 광고나 방송 시그널, 드라마 OST로 쓰여 클래식을 모르는 사람도 "아, 이 음악!" 하고 무릎을 치게 만드는 멜로디입니다. 

클래식 시대의 소나타를 들을 때 한 가지 흥미로운 포인트는 바로 '악장 간의 화성적 움직임'입니다. 1악장의 중심 화음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다장조(C Major)'입니다. 계이름으로 치면 '도'로 시작하는 화성이죠. 반면 2악장은 1악장의 5도 위인 '솔'에서 시작하는 화성으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피아노 연주를 들어보면 왼손이 '솔'을 짚으며 시작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1악장과 2악장이 서로 5도 관계를 이루며 매끄럽게 연결되는 구조는 클래식 시대 소나타의 아주 전형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규칙이랍니다.




3악장, 초보용 같지만 까다로운 '론도 형식'의 매력 

마지막 3악장은 언뜻 들으면 체르니를 막 끝낸 아이들이 치는 초보용 곡 같지만, 막상 제대로 연주하려면 은근히 까다롭고 어려운 곡입니다. 이 곡은 '론도(Rondo)'라는 독특한 음악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고전 시대에 크게 발전한 론도 형식은 쉽게 말해 '돌고 도는 음악'입니다. 원래는 중세 유럽의 춤곡에서 유래했는데요. 사람들이 둥글게 모여 한 방향으로 돌며 춤을 출 때의 발걸음 리듬(2/4박자의 쿵짝쿵짝하는 리듬)과 딱 맞아떨어집니다. 우리네 전통 놀이인 '강강술래'를 떠올리시면 이해하기 아주 쉽습니다. 작곡가들이 이 신나는 춤 동작에 어울리는 음악을 만들면서 '론도'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죠. 소나타 형식이 주제를 제시하고 발전시킨 뒤 다시 재현하는 3단계의 진중한 구조라면, 론도는 경쾌한 주제가 중간중간 계속 반복되면서 축제 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 론도 형식은 워낙 매력적이라 훗날 낭만주의 시대(멘델스존 등)에 이르러서는 소나타에서 독립된 하나의 멋진 단독 곡으로 작곡되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귀로만 듣던 모차르트의 소나타도 쾨헬의 노력과 춤곡에서 유래한 론도 형식 같은 배경을 알고 나면 조금 다르게 들리기 시작합니다. 오늘 저녁에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모차르트의 K.545를 플레이리스트에 올려보시는 건 어떨까요?

댓글 쓰기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