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와 역사] 쇠라의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feat. 점묘법, 잔상이론)

오늘은 쇠라의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라는 작품을 보며, 점묘법과 잔상이론에 대해 살펴볼까 합니다. 



작품의 시간과 분위기

작품에서 보이는 시간은 하루의 언제 같나요? 밝음과 어두움의 대비가 비교적 명확하고,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음을 볼때 해지기 직전으로 추측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 그림의 한 가운데 들어가 있다고 본다면 어떤 소리가 들릴 것 같나요? 강에서 들리는 보트 젓는 소리, 사람들이 이야기 나누는 소리, 동물의 소리, 어린아이가 엄마를 부르는 소리등 다양한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그림의 분위기는 약간 적막하고 고요합니다. 사람들은 서로에게 눈길을 주거나 마주보는 것 없이, 한쪽을 응시하며 측면을 향해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고정되고 경직된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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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라의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일점 소실점의 원근법의 사용

이 작품은 일점 소실점의 원근법을 사용합니다. 오른쪽 상단 수평선 위에 소실점이 있고 이곳으로 모이며, 사물과 인물이 수평 수직의 안정된 구도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사물이 부자연스럽고 경직되게 보이는 이유는 작품의 인물을 묘사하는 작가의 방식 때문이기도 합니다. 



점묘법의 사용

여러분들이 만약 손을 얹어 질감을 느낀다면 인물들에게 거친 석상 같은 느낌을 느끼게 될 것 같습니다. 당시에 유명한 부그로의 작품과 비교한다면 이를 좀더 명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부그로는 프랑스의 화가인데 당시 많은 인기와 명성을 누렸습니다. 부그로의 이브닝 모드는 손과 발 등의 피부를 섬세히 묘사하였는데 쇠라의 작품은 이런 투명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쇠라는 이 작품에서 작은 점을 찍어 덩어리 형태를 단순하게 묘사하였습니다. 이것을 점묘법이라고 합니다. 



점묘법의 특징

점묘법은 원색의 점을 이용해서 시각적으로 혼합을 이루는 방식으로 색을 혼합하여 칠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빨간색을 표현하기 위해 빨간색 물감을 칠하는 것보다는 원색의 점을 이용하여 빨간색을 느끼도록 하는 것입니다. 시각적으로 색을 느낄 수 있도록 노란점과 빨간점을 배치하여 주황색을 느끼게 한다는지 노란점과 파란점을 배치하여 초록색을 느끼게 하는 것이죠. 

점묘법은 당시의 과학 이론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 당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광학의 발달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광학이론은 사물이 고유한 색을 가지고 있다라기 보다는 빛이 사물에 닿아 그 빛이 반사하는 파장에 의해 색을 인식하게 된다는 이론이죠. 이런 광학의 발달은 화가들이 고유의 색을 묘사하기 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빛의 느낌을 포착하는 시도를 하게 했습니다. 점묘법도 이런 인상주의 계통을 이어받아 이루어졌습니다. 



광학 이론의 잔상이론

특히 광학 이론에서도 잔상 이론이 점묘법의 발달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우리 눈에 시각적 자극이 주어졌을 때, 시야에 여운이 남는 느낌을 잔상이라고 합니다. 어두운 장소에서 성냥불을 켜서 동그랗게 돌리면 붉은 원이 나타나는데 이런것이 바로 빛의 잔상입니다. 쇠라는 이런 것을 집중적으로 탐구하며 본인의 작품에 반영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는 가로 3m, 세로 2m의 커다란 작품인데 이것을 완성하는데 2년여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공원에서 사진 찍은 모습이 아니라 빛의 작용을 과학적으로 탐구하고 분석하고, 색채 실험을 통해 완성되었습니다. 



수많은 습작과 스케치를 남긴 작품

쇠라가 이렇게 작업했던 과정은 과학자들의 탐구방법과 유사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쇠라는 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수많은 습작과 스케치를 남겼습니다. 쇠라는 공원을 다각적으로 관찰하고 여러번 스케치와 습작을 하며 완성하였습니다. 시카고에 있는 미술 연구소에는 이 작품과 쇠라의 습작을 같이 전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연필로 드로잉해놓은 모습이 아니라, 모든 색채와 점이 표현된 하나의 작품이라고 하죠. 쇠라는 작품을 완전히 완성하기 위해 여러 실험을 거치며 완성된 형태를 집대성하였습니다. 



작품 속의 인물

그럼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도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쇠라는 이 작품 속에 여러 계층의 사람을 집어 넣었습니다. 맨 앞에는 담배를 물고 비스듬히 누어있는 민소매의 남자가 있습니다. 이 남자에게는 노동에 지친 근로자의 모습이 연상됩니다. 그 남자의 뒤에는 개가 먹을 것을 찾아 풀밭을 헤메고 있습니다. 거리의 악사는 듣는이가 따로 있는 것 같지 않지만 트럼펫을 연주합니다. 파라솔을 든 여인도 있습니다. 이 여인이 입은 드레스는 다소 어색해 보이고, 원숭이가 팔에 매달려 있습니다. 당시 매춘부들이 원숭이를 애완동물로 즐겨 키웠다고 하는데 아마도 이를 통해 여인의 직업과 신분을 유추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쇠라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탐구하고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당시 사회의 모습을 이 그림에 재구성하고 녹여 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쇠라는 친구에게 '나는 이 작품에 근대 파리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내고자 했다, 그래서 부조와 같이 고정되고 경직된 모습으로 묘사했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쇠라의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작품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 또 다른 작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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